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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의학이란 무엇인가


대체의학이란 서양의학을 대표하는 현대의학의 치료범위와 한계를 벗어나는 여타의 치료방법을 총괄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서구인들이 현대의학으로 치료되지 않는 질병의 치료를 위해 대안적인 방법으로 채택한 치료방법인 것이다.

물론 현대의학이 발달되기 훨씬 이전부터 인간은 육신에 병이 들었을 때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민간요법, 자연요법, 심지어는 신비주의적인 주술요법 등을 포함한 모든 치료법들이 대체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공식적인 출발을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오늘날 흔히 회자되는 이 대체의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우선 그 역사적인 배경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역사적 배경

1800년 중반부터 소위 생물의학으로 불리우는 의학체계가 의학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생물의학은 세균이 질병을 일으켜 인체에 병리적 손상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며, 해독과 백신으로 그 병소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와 같은 지식을 토대로 연구가들과 임상의들은 항생제의 개발로 감염을 정복하고 수술 법을 완성시켜 나갔다. 그리하여 생물의학은 의료체계의 "전통의학" 또는 주류의학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모든 질병의 치료와 진단에 있어서 절대기준이 되어왔다.

그러나 수 십 년 전부터 이미 이 전통의학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바뀌게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통의학이 아닌 대체적인 치료방법을 찾게 되었다.

왜 그랬을까? 그들이 새로운 치료방법을 찾게된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적 배경

첫째, 실제적인 배경이다. 현대인들이 당면한 질병들은 대게 만성적, 퇴행성 질병으로 이는 현대의학이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분야들이다.
오늘날 현대의학이 외과적 수술, 의료기기에 의한 진단, 전염성 질병, 그리고 응급처치 부분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사회 발전의 역효과로 생성된 각종 화학물질과 중금속의 오염 등은 수많은 만성적 퇴행질환을 유발시키고 있으며 이는 현대의학의 치료한계를 상당부분 벗어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또한, 이미 각종 환경물질로 오염된 인체에 또 다른 오염물질인 화학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구시대적 치료방법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이 현대의학이라고 한다면 다소 지나친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를 들어 낙동강 하류에 공장폐수로 오염된 물고기가 아가미나 꼬리, 기타 장기 등의 생리기능을 상실하며 죽어가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들을 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짐작하건데 현대의학은 거기에 항생제를 투여한다거나, 숨을 잘 쉬지 못하면 아가미를, 꼬리가 잘 움직이지 않으면 꼬리를 수술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한방에서는 힘없이 축 늘어진 그 어패류에게 힘을 돋구는 보약을 투여하든지 침이나 뜸을 놓을 것이다.
그러나 공장폐수로 오염되어 죽어 가는 그 물고기에게 그런 치료가 타당할까? 이 물고기에게 필요한 치료는 약물의 투여나 수술이 아니라 단순히 공장 폐수를 차단해 주고 오염물질들을 해독해 주는 방법이 더 합리적인 것이다.
그들에게는 보약이나 양약 보다는 신선한 물과 깨끗한 공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현대인들이 원하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건강이다. 현대의학은 진단과 치료는 열심히 시도하지만 궁극적인 건강을 주지 못한다는 커다란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대체의학을 찾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배경

둘째, 사회적인 배경이다. 과학주의에 바탕을 둔 현대의학은 성격상 의술보다는 기술 쪽으로 편향 발전되어 왔다. 인간을 치료하는데 있어 기계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결과적으로는 전인적 치료보다는 육신만을 다루는 부분적인 치료로 일관하게 된 것이다. 영과 정신과 육체로 이루어진 인간은 고도로 발전된 기계 앞에서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결국 과학주의에 대한 인간의 반발의식이 대체의학을 선호하는 쪽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뭔가 인간다운 것을 그리는 것이 인간의 속성인가 보다.

1960대의 미국인들은 베트남 전쟁을 치르면서 최신 전쟁무기 앞에 속수무책 쓰러져 가는 자연과 인간을 눈으로 지켜보았다. 그들의 눈에 현대과학은 자연과 인간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는 듯 보였다. 그들은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을 체험하며 깊은 실의와 절망에 빠졌다.
이처럼 낙담과 분노, 절망과 배신의 정신적 소용돌이를 겪으며 그들이 찾아 나선 것은 인간성 회복 운동이었다. 곳곳에서 반전운동이 일어나고 과학주의에 대한 반항이 물결처럼 일어났다. 그것은 참혹한 60년대를 지나며 70년대에 들어선 신세대들의 뉴에이지 운동으로 확산되어 근대 세계사의 거대한 문화사적 의의를 남기게 된다. 그들은 절대권력의 과학주의에 반항하며 자연과 인간에의 사랑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나 그들의 사상적, 철학적 배경이 되어줄 정신적 바탕은 빈약했다. 과학주의에 근거한 서구적 교육제도가 한계를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결국 그들은 눈을 돌려 자신들의 정신적 구원을 동양의 철학과 사상, 신비주의, 예술에서 구하기로 했으며 그 생각은 적중했다. 인도와 중국을 그 뿌리로 삼고 있는 '동양문화 찾기'는 의료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렇게 해서 침술과 한약과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가 미국에 정식으로 상륙하게 된다. 미국인들은 고도로 발달된 현대의료 장비 앞에서 거부감을 느꼈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인간적인 치료방법에서 더 안정과 위로를 받았고 그것은 곧 전인치료로 이어졌다.

 대체의학의 태동

1970년 초에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온 세상을 충격으로 몰아 넣으며 뉴에이지 운동이 화산처럼 폭발하고, 미국인들은 정신적 공허를 메꾸기 위해 동양사상의 문턱을 넘어왔다.

의료분야에서는 동양의학이 주목을 받게되었는데, 이 동양의술 찾기는 1971년 닉슨대통령의 중국방문에서 수면위로 떠올라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며 미국에 상륙하게 된다.
그리하여 침술은 70년대에 붐을 이루다가 80년대에 이르러 그 효과에 의구심을 품은 의료인들에 의해 서서히 외면 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그것은 동양의학에 잘 훈련되지 않은 의사들이 스스로 한계에 부딪친 경우로써 동양의학의 효과에 대한 속단은 아직 이른 시기라 판단된다.
그 후 동양인들의 섬세한 노력에 의해 동양의학은 다시 평가를 받게되고 이내 찬란한 90년대를 맞게 된다. 동양의학 뿐 만 아니라 인디안 치료법, 인도의 전통의학 등 민간요법 전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임상적인 효과를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전문 의료인들의 평가라기 보다는 의료대상인 민중들에 의한 판단이었으며, 그들은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며 민간요법이나 동양의술을 찾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사회적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미국 정부는 드디어 1992년 9월에 보건복지부(DHHS)의 하부 기관인 국립의료원(NIH) 산하에 대체의학부(OAM)를 창설하기에 이르렀고, 첫해에 200만불의 예산을 투여했다.
10년이 흐른 현재 이 기구는 명칭을 대체보완의학센터(NCCAM)로 바꾸고 정부로부터 9,000만불을 지원받아 대체의학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의학에는 다음과 같은 유형들이 포함된다. 침술, 아유르베다, 환경의학, 동종요법, 자연치료법, 샤마니즘, 티벳치료법, 동양의학, 북미 인디안치료법 등인데, 좀 더 세부적으로 말하자면, 자외선치료법, 전침, 전자장, 전기자극, 음식물, 생활유형변화, 장수식, 비타민, 영양제, 약초, 지압, 척추교정술, 마사지, 정골요법, 반사요법, 카운셀링, 바이오피드백, 댄스치료, 유모어치료, 명상, 음악치료, 안수기도, 심리치료, 요가, 기공 등등 수많은 치료방법이 이에 해당된다.

재미있는 것은 안수기도도 대체의학의 일부분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수기도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타입 I은 신(神)이 중간에 개입은 할 수 있으되 안수자가 환자에게 직접 손을 데는 것을 금하고 있고, 타입 II는 안수자가 환자의 환부에 손을 직접 얹을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것은 국민을 위한 미국정부의 태도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합리주의의 바탕에 과학주의를 실천해 온 우주를 제패하겠다는 미국이 미신적 치료를 연구하는데 국민세금을 할애하다니! 이것은 국민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치료방법을 구하겠다는 미국정부의 공식적인 의지를 천명하는 것으로써 의학계에 혁명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바로 미국정부가 정부기관에 대체의학부를 설치한 목적에 해당한다.

세계적으로 산제한 민간요법이나 각 국의 전통의학을 모아 서양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치료부분을 새롭게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은 대체의학부는 소속 연구원들을 통해 자연치료 및 민간요법을 연구할 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대로 경향 각지 유명대학에 14개 연구센터를 두어 특정한 과목을 연구시키고 있는 중이다.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서양의학과 쌍벽을 이룰 것을 기대하는 동양의학은 침술과 본초, 기공과 지압 등으로 각각 나뉘어져 대체의학의 일개분야로 각각 존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과연 미국정부의 언젠가를 위한 주도면밀한 계획인지는 알 수 없으나 동양의학을 다소 경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체의학의 미래

그러나 대체의학의 앞날은 매우 밝고 희망적이다.
이미 언급했지만 국민들의 요구가 그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1997년 5월 29일자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는 놀라운 논문하나가 발표되었는데 그것은 미국정부의 "암과의 전쟁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암협회 기관지의 편집장을 지낸바 있고 현재 미국학술원 종신회원이며, 하바드대 의과대학 교수인 쟌 베일러(Dr. John Bailar, MD)박사와 시카고 대학의 교수인 고르닉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이제는 획기적인 치료법 개발보다 암의 예방에 주력해야할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 불과 2년 전 만해도 암과의 전쟁에서 마치 승기를 잡은 듯한 기사들이 의학잡지를 채웠던 것을 기억해볼 때 이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26년 전인 1971년 닉슨 대통령에 의해 선포되어 3백억 달러의 연구비가 투입되면서 세상에서 가장 진보된 의료장비와 석학들을 동원하며 시작했던 암과의 전쟁은 과학문명을 등에 업은 인간의 실패로 끝이 났다.
이제 미국인들이 현대의학보다는 대체의학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다소 설명되었다 할 것이다.

또 하나, 대체의학 분야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그 엄청난 치료효과를 가지고도 빛을 보지 못하고 의학계의 언더그라운드를 헤매왔던 동종요법이다.
원래 동종요법은 1800년대에 유럽왕실과 미국의 기업들, 작가들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의 후원을 받아 유럽과 미국에서 놀라운 번영을 맞게된다. 미국에서의 동종요법 치료는 그 안전성과 치료효과에서 탁월함을 보여, 수많은 사람들은 물론, 심지어는 의사들의 가족들까지 동종요법 치료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이 동종요법이 대 번영의 시기를 맞게 되자 밥그릇에 위협을 느낀 기존 의학계는 절대권력을 휘둘러 동종요법 말살정책을 펴게된다. 현대의학의 열화와 같은 반대는 동종요법대학 폐쇄와 동종요법의사 축출 등으로 나타난다. 이 위협적인 탄압 앞에 무릎을 꿇고 그 갈등의 첫 라운드에서 동종요법은 참패를 당한다.

그리고 이제 두 번째 라운드인 1990년대가 시작되었다. 동종요법은 이제 미국정부 산하 대체의학부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환자들의 지지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누구나 다 동의하듯이 의술을 가지고 "싸움"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고 어리석은 일인가?
의료계의 싸움은 결국 에매한 환자들만 손해를 보게되는 것임을 우리 모두 익히 아는바가 아닌가!

영화 서편제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 작가는 득음의 경지에 이를 때 서편제니 동편제니 하는 구분은 실로 무의미하다는 것을 설파했는데 그 장면은 무수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많은 대목 중 가장 의미있는 부분으로 기억된다.
인술을 베풀어 병든 사람을 고치는데 동서양의 구분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의사에게는 오직 치료라는 하나의 목적이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가능한 여러 가지 치료방법을 동원하여 보다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의료혜택을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이것이 대체의학의 근본정신이다.

머지않아 세계의 의료인들이 너나할 것 없이 이 단순하고도 명료한 히포크라데스의 정신을 깨닫게 되는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대체의학과 한의학의 미래는 이래서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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